유니버설 발레단 30주년 갈라 : 2014-02-22 15:00 늦은 후기

유니버설 발레단 30주년 갈라 : 2014-02-22 15:00 늦은 후기

발레 공연을 좋아해도 주요 공연들을 모두 가볼만한 여건은 아니라 유니버설 발레단 30주년 갈라 공연을 두고도 갈까말까 고민을 꽤 했었다. 그러다가 슈튜트가르트 발레단에 계신 강효정 씨와 ABT에 서희 씨께서 오신다는 걸 보고 예매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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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번 유니버설 발레단 갈라는 해외 유명 무용수와의 격차를 너무나도 잘 보여준 공연이 되어버려서 30주년을 ‘기념’한다고 하기가 힘들어 보였다. 특히 동작의 질을 따지기 전에 실수가 ‘너무’ 많아서 관객 입장에는 ‘정기공연이 아니고 갈라라고 너무 연습 안 한게 아니냐’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는 정도였다. 프로 무용수가 무대에서 한 실수라고 하기에는 ‘연습 부족에 의한 실수’로 보이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내가 본 회차만 그랬던 것이 아니냐고 하기에는 다음날에 공연을 보신 학원 원장 선생님도 똑같은 얘기를 하셨다. 실수가 너무 많고 연습을 별로 안 한 것 같다고.

뒤늦에 후기를 쓰다보니 정확히 어떤 실수가 있었는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무대에 직접 서셨던 분들은 잘 아실 듯… 예를 들어 착지할 때나 포즈할 때 방향을 틀리는, 그런 류의 실수들이었던 것 같다. 이렇게 뒤늦게 후기를 쓰는 건 당시에 내가 느꼈던 것과 주변에서 들은 평에 비해 인터넷에서 본 평은 다 좋아서 납득이 안 됐었는데, 오늘 친구가 이 공연에 대해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좋은 평을 써뒀던 블로그 링크를 주는 바람에 다시 기억이 났기 때문이다.

내가 유니버설 발레단 공연을 한두번 본 것도 아니고 공연을 하면 기대하는 수준이 있는데 적어도 이때는 좀 아니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결과를 만들어낸 발레단 사람들이 반성해야 된다고 생각할 정도다. 사실 단원들이야 짜여진 일정에 따라 연습을 하고 리허설을 할텐데 개인들의 능력이나 노력 차원 이상의 단계에서 착오가 있었음이 분명해 보인다.

공연 레퍼토리나 해외 무용수 초청에 대해서는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특히 유니버설 발레단에서 준비한 몇몇 레퍼토리들은 접하기 힘든 것들이 많아서 그 작품들을 무대에서 볼 수 있었던 점은 좋았다. 장르도 다양하게 구성한 것도 좋았고. 모던 쪽은 대부분 초청 무용수가 하긴 했지만.

해외 무용수/해외에서 활동 중인 무용수 중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분은 강효정 씨였다. 서희 씨는 영상으로도 사진으로도 가끔 접해서 충격(?)이 좀 적었는데 강효정 씨는 글로만 아는 상태에서 공연을 봐서 더욱 그랬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작품 스타일이 서희 씨가 추셨던 작품보다 강효정 씨가 하신 작품 쪽이라 그런 것도 클 것이다. 그 짱짱한 힘과 깔끔한 테크닉들에 계속 감탄하면서 봤었다.

“In the middle, somewhat elevated”는 내가 좋아하는 작품이고 유투브에서 정말 많이 본 작품임에도 나에게 박힌 이 작품의 기준이 실비 길렘의 영상이라 애초에 만족할 것이란 기대를 하지 않았다. 그래서 볼 때도 그냥… 그냥 …

여하튼 이때의 공연은 초청무용수가 아닌 유니버설 발레단 본인들의 작품이 완성도가 너무 떨어졌고, ’30주년 기념 갈라’에서 그랬다는 게 너무 치명적이었다고 본다. 평소에 정기 공연에서 보여주는 정도만 되었어도 만족스러운 공연이었을텐데 다시는 이렇게 허술한 공연을 하지 않기를 바란다. 아무리 정기 공연이 아니고 ‘스페셜 갈라’라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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