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자/퀴어들에 대한 각종 주장과 질문 이성애자에게 적용하기

동성애자/퀴어들에 대한 각종 주장과 질문 이성애자에게 적용하기

세상은 성소수자들에게 많은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한 답을 요구한다. 심지어 성소수자 스스로도 본인에게서 질문에 대한 답을 얻길 바란다. 하지만 우리 그 누구도 같은 질문을 이성애자에게 던지지 않는다. 막상 이성애자들도 대답하지 못 할 질문을 성소수자에게만 요구한다.

그리고 세상에는 성소수자에 대한 각종 오해들이 넘쳐난다. 그게 말이 되는 소린지 아닌지 생각을 해 볼 생각도 없고, 당사자에게 물어볼 생각도 없고, 단지 ‘나에게’ 당연한 것을 기반으로 짐작만 하고는 그게 사실인 듯 얘기해서 퍼뜨린다. 나와 다른 사람이기에 그 사람에게는 그게 당연하지 않다는 것을 전혀 모르고 말이다.

나는 성수자에게 어떤 질문을 던지기 전에 본인이 같은 질문을 자신에게 – 본인이 이성애자라면 – 던져보고 “생각을 좀 해” 본 뒤에 그 질문을 정말 할지 말지 정하길 바란다.

1. 어떠어떠한 이유로 동성애자가 되었을 것이다.

당신은 왜 이성애자가 되었나? 어떤 계기를 통해 이성애자가 되었는가?

가끔 그런 얘기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레즈비언은 남자에게 인기가 없어 (주로 외모적 측면에서) 남자를 못 만나서 여자들끼리 만난거라고. 그러면 이성애자 당신은 이성친구를 못사귀고 있다고 그 대타로 동성을 사귈 생각이 드는가? 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이런 얘기가 아니더라도 동성애자가 된 ‘이유’에 대해 분석하려는 시도가 많다. 어릴 때 어떠어떠한 환경에 의해 이성에 대한 인식이 어쩌고저쩌고… 특히 레즈비언에게 이런 얘기가 많다 : “어릴 때 성희롱, 성추행 등으로 인해 남자를 못 만나게 됐다”라고. 물론 그런 사건으로 인해 남자를 쉽게 신뢰하지 못하게 될 수는 있겠지. 만약에 이성애자인 당신이 이성에 대한 신뢰를 잃을 정도의 일련의 사건들을 겪었다고 했을 때, 그렇다고 동성에게 사랑을 느끼게 될까? 이성을 쉽게 좋아할 수 없게 된 것은 동성에게 사랑을 느끼는 것과는 전혀 다른 일이다.

이런 각각의 사례를 일일이 반박할 수도 있지만 당신이 이성애자라면 스스로 생각해 보기를 바란다. 당신이 성소수자에게서 듣길 원하는 그런 종류의 이유로 당신은 이성애자가 되었느냐고. 동성에게 선택받지 못한 낙오자라 이성애자가 되었나? 동성을 사랑할 수 있을 정도의 신뢰를 어떤 사건을 통해 잃게 되어 이성을 사랑하게 되었나? 아니면 삶의 어떤 사건들이 ‘원인’이 되어 이성애자가 되었나?

그러나 나는 이런 질문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 언제 또는 어떻게 자신이 성소수자인 것을 깨닫게 되었나? 이성애자가 ‘정상’이고 그렇게 교육받는 이 사회에서 저들이 이야기하는 것이 내가 느끼는 것과 다르다는 것을 깨닫는 시기나 계기는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이 질문 또한 이성애자 스스로에게 해보면 여러가지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왜 나는 내가 이성애자임을 ‘깨달은’ 순간이 없었는가”라는 질문으로 바꾸어서. 얼마나 이 사회가 이성애’만이’ 당연한 것으로 교육을 시켜왔는지, 본인의 성적지향에 대한 자각을 할 기회조차 없었던 것이다.

2-1. 동성애는 ‘치료’할 수 있다 / 동성애자를 이성애자로 바꿀 수 있다

2-2. 동성애가 등장하는 것을 보면 내 아들/딸이 동성애자가 된다

위에 언급한 것들의 공통점은 성적지향이 외부의 (어떠한 방식으로든) 교육/치료에 의해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당신이 이성애자라면 생각해 보라. 동성애가 등장하는 드라마, 영화 등을 본다고 당신이 동성을 좋아하게 될 것 같은가? 누군가가 이성을 좋아하는 것이 병이라고 하면서 동성을 좋아하게 만드는 ‘치료’라는 것을 시도한다면 본인에게 그것이 효과가 있을 것 같은가?

그리고 만일 동성애가 등장하는 드라마/영화가 당신의 아들/딸이 동성애가 되게한다고 해도 사실 걱정할 필요가 전혀 없다. 세상의 창작물들 중 99.99%는 이성애물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동성애물을 보아도 동성애자가 되지 않는다는 것의 가장 큰 증거는 동성애자이다. 그 엄청난 이성애물의 홍수 속에서도 이성애자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왜 저런 어이없는 말을 하고, 믿는 사람들이 많은지 이해할 수가 없다. 아이들 ‘걱정’이라면서 하는 소리 중에는 아이들/청소년들은 아직 성숙하지 않기 때문에 안된다는 얘기가 있다. 그럼 나는 또 묻고 싶어진다. 당신의 청소년기에 동성애물을 보았다면 당신이 동성애자가 되었을 것 같냐고.

성적지향은 외부에서 바꾸려고 한다고 바꾸어지지 않음을 이성애자들도 매우 잘 알지 않나. 하지만 얼마나 동성애자들을 ‘교정’하려는 시도가 많았었는지 이제는 명시적으로 금지되어 있다. 미국에서인지 세계적인 어떤 기관에서였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성적지향 전환 치료’는 효과가 없으며 그러한 행위를 금지한다고 명시되어 있는 것으로 안다.

3. 동성애는 변태적 성적 취향이다

성적 지향을 성적 취향이라고 했을 때 기분 나빠하는 성소수자들이 많다.

내가 볼 땐 성적 취향을 성적 지향을 쓸 문맥에서 사용하는 사람들은 성적 취향이란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인 것 같다. 성적 취향이란 내가 어떤 스타일 사람과의 성관계를 선호하는지, 어떤 스타일의 성관계를 원하는지, 어떤 행위에서 성적 흥분을 느끼는지를 얘기하는 것이지 대상의 성별에 관한 얘기가 아니다. 성적 끌림을 느끼는 대상과의 관계에서 어떤 것을 선호하는가의 문제이다. 예를 들어 이성애자는 동성에게 성적인 끌림을 느끼지 못하므로 동성은 성적 취향을 논할 대상조차 되지 않는다.

그리고 취향이라는 것은 선호의 문제여서 반드시 그래야만 하는 것이 아니다. 예를 들어 체위 a를 선호한다고 해서 체위 b로 못 할 것은 아니지 않은가? 동성애라는 것이 성적인 취향일 뿐이라면 그에 대응되는 이성애도 성적 취향일 뿐인데, 그렇다면 과연 이성애자 중에 ‘오늘은 나의 취향은 아니지만 동성과 성관계를 가질거야’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 이외에도 여러 생각들을 했던 것 같은데 다시 생각이 난다면 다른 포스트를 통해 이어보도록 하겠다.

댓글 남기기

Bitnam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