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디 해주고 싶어지는 커밍아웃 후 반응 : “난 ‘그런거’ 이해는 못 하겠어”

한마디 해주고 싶어지는 커밍아웃 후 반응 : “난 ‘그런거’ 이해는 못 하겠어”

가족들 중에는 아직 가까운 사촌 언니, 오빠 둘에게만 커밍아웃을 하였다. 그때 언니는 이미 게이인 친구도 있고 해서 쿨한 (?) 반응이었지만 그렇게 바람직한 발언은 아니었고, 오빠의 반응은 (기대한 것 대비) 나쁘지도 좋지도 않았는데 정말 흔한 반응이었다. ‘이 흔한 발언’은 내가 한마디 대꾸를 하고 싶어지게 만드는 내용이다.

나는 동성애에 대해 편견/혐오 등은 없는데, 이해는 못하겠다.

사실 이런 사람들 대부분은 요즘의 사회적 상황에서 호모포비아가 좋지 않게/나쁘게 여겨진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그리고 자신이 이성적으로 생각해 보아도 그런 점으로 인하여 사회적 차별을 받거나 혐오의 대상이 되는 것이 옳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부정적인 생각이 있어도 표현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여기까지는 바람직하다. 자신이 보기에 좀… 그럴(?) 수도 있지. 하지만 그것을 행위로 옮기지 않는다는 점이 중요하다. 속으로’만’ 생각한다면 성소수자가 차별이나 혐오를 겪을 수가 없으니 말이다.

하지만 보통은 자신이 갖고 있는 그 미묘한 부정적인 생각이 행위에서, 언어에서 나타난다는 것이 문제다. 위의 경우에도 ‘난 깨인 사람이라 그런 데에 부정적이지 않아’라고 해놓고는 ‘사실 난 그런 사람 싫어해’라고 덧붙인 것과 같다.

솔직히 다른 사람이 어떤 사람을 좋아한다고 하는데 그 사실을 알고 받아들이기 위해 그 감정을 ‘이해’할 필요는 없다. 예를 들어 자기 친구가 새로운 이성 친구를 사귀기 시작했는데 외모가 영… 내가 보기에는 별로고 서로 왜 좋아하는 건지 ‘이해가 안 돼’도 그 친구에 대해 위처럼 부정적인 감정/인식을 가지게 되지는 않는다.

‘이해는 못하겠다’는 부정적인 감정을 숨기기 위한 핑계일 뿐이다. 세상에 자기가 이해 못하는 사랑이 얼마나 많을텐데 왜 하필 동성애자의 경우에만 그것이 문제가 될까.

동성애자도 이성애자의 사랑을 ‘이해할’ 수는 없다. 어쩌면 이성애자도 자신의 이성 연인이 자신을 좋아하는 것을 ‘이해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단지 내가 저렇게 할 수 없고, 나에게 그것이 당연하지 않기 때문에 동성애자에게만 ‘이해할 수 없음’을 부정적인 감정의 핑계로 대는 것은 보는 입장에서는 황당할 따름이다.

굳이 이성애자가 성소수자를 ‘이해’하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 그저 자신과 어떤 점에서 다른 사람인지 알고, 그 존재를 받아들이는 것, 그리고 성소수자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바탕으로 혐오나 차별을 행하지 않는 것까지가 이성애자에게 요구되는 전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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