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기 성적 지향 고민에 대한 상담들

청소년기 성적 지향 고민에 대한 상담들

이전에 밝힌 나의 성적 지향에 대한 고민의 과정에서 이야기하였듯이 청소년기의 나는 ‘내가 동성애자일까’하는 일종의 두려운 마음에 인터넷에 동성애 관련 상담 글들을 보고는 했었다. 당시의 내가 검색 실력이 부족하였는지, 당시의 국내 인터넷 사이트들에는 청소년 성소수자에 대한 가이드가 제대로 되어있지 못했던 것인지, 내가 원하는 답변의 방향으로만 검색을 하여서인지, 나는 나의 감정을 긍정하고 스스로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방향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그 당시 내가 만났던 내용들은 다음과 같다.

청소년기에는 일시적으로 그럴 수 있지만 지나가는 과정일 뿐 나중에는 없어진다.

청소년기에는 사랑과 우정 사이의 구별에 서툴어서 그렇게 느끼는 것일 수 있다.

요즘에 인터넷에서 검색을 통해 만날 수 있는 답변들은 어떤 것일지 모르나 약 10여년 전의 그때보다는 나아졌기를 바란다. 내가 위와 같은 글을 보았던 곳은 각종 정신과병원의 상담 페이지나 네이버 지식인(…) 같은 곳이었다.

첫 번째 인용에 대하여

나라고 해서 성소수자 청소년 상담에 대하여 제대로 배운 것도 아니고, 성소수자에 대하여 공부를 많이 한 것은 아니지만 나의 경험과 이성애자 친구들을 통해 들은 것을 종합해보면 ‘적어도 이성애자들은 저런 고민을 하지 않는다’. 그 말인즉, ‘저런 고민을 한다면 적어도 이성애자는 아니다’, 그게 동성애자인지 양성애자인지, 그밖의 무엇인지는 몰라도.

이성애가 당연시 되는 사회에서 이성애자들은 자신의 성적지향에 대해 고민할 기회를 갖지 못한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위와 같이 ‘성적 지향에 대한 고민은 청소년기에 흔한 것이며, 결국에는 이성애자일 가능성이 높다’고 하는 것은 틀린 말이 된다. 언젠가 이성애자인 것이 ‘당연한’ 세상이 끝난다면 많은 사람들이 청소년기에 자신의 성적지향에 대하여 고민하고 자각하는 단계를 거치게 되겠지만 말이다.

이것은 친구들과의 대화를 통해서도 확인되었다. 친한 이성애자 친구들과 서로 궁금했던 것들을 많이 물어보던 시기가 있었다. 그때 내가 수년간 의문스러워 했던, 정말 청소년기에 다들 저런 고민의 과정을 거치는지를 물어보았다. 당시 답변의 샘플 수는 정말 적지만… 그 친구들에게는 그런 것으로 고민을 할 수 있다는 것조차 상상의 범위 밖에 있었다.

두 번째 인용에 대하여

이건 사실 굳이 반박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 초등학생이어도 우정과 우정 이상은 구분할 수 있는데 질풍노도 시기의 청소년이 되었다고 해서 그것을 구분 못하지는 않을 것이다. 나는 동성 간이든 이성 간이든 ‘이것이 우정인가 사랑인가’를 고민하게 되었다는 것은 많은 경우에 이미 우정을 넘어선 때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 대상이 동성이라고 해서 그 감정을 무조건 우정을 사랑이라고 착각하는 것이라고 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상담을 받고 싶을 때는

이성애자들이 상담을 하고 성적지향에 대해, 성적지향에 대한 상담에 대해 공부를 하지 않은 경우, 대부분의 결론은 ‘너는 이성애자일 것이고 지금 겪는 것은 잠깐이다’이다. 언젠가 “남자의 자격”이던가 그 프로에서 고등학생들과 상담할 때도 당시 누군가가 이렇게 상담을 진행하여 퀴어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었다. 그들에게는 이성애가 ‘당연한’ 것이므로 상담을 청해온 사람 또한 약간 예외적인 이성애자로 보일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만약 성적지향에 대한 고민이 있다면 성소수자 인권 운동 단체들에서 운영하는 상담센터를 통하기를 바란다. 자신의 감정을 부정하면서 산다는 것은 ‘나 자신’으로써 살아가면서 겪을 수 있는 많은 것을 놓치게 되는 길인 것 같다. 그런 시행 착오를 줄일 수 있는 것은 해당 분야 전문가를 통한 상담과 가이드라고 생각한다.

참고로 내가 소액이지만 정기후원하고 있는 단체인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행성인)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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