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발레단 <교향곡 7번, 봄의 제전> : 2014-10-17 19:30

국립발레단 <교향곡 7번, 봄의 제전> : 2014-10-17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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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돌아가는 길에 간단 후기…였다가 다음날 아침에 이어서 씀

교향곡 7번

나같이 음악에 대한 감각이 없는 사람도 곡의 구조를 파악하면서 음악을 감상할 수 있게 해주는 스타일의 작품이었다. 음악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스타일의 안무가들이 있는데 그런 사람인 것 같다.

그런데 그런 안무 특성과 곡의 특성 때문인지 너무 규칙적인 느낌이었다. 자연스럽게 반복한다기보다 ‘반복하고 있음’이 확실하게 느껴졌다. 원래 사용한 음악 자체에 그런 성격이 내재되어 있기 때문에 작품의 부정적인 특징이라고 하지는 못하겠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반복을 하면서도 변화를 좀 더 섞었으면 훨씬 좋게 보았을 것 같다. 음악을 보여주는 스타일의 안무 중에서는 크게 인상적이거나 아주 취향인 작품은 아니었다.

그런데 크고 둥근 조명의 테두리에 무용수들이 둘러 서있던 장면은 정말 인상적이었다. 뭔가 대단한 걸 하고 있는 건 아닌데도 음악과 조명과 함께 하니까 대단한 효과를 만들어냈다.

무용수들은 다들 잘했던 것 같은데 끝에 가선 좀 힘이 빠진 느낌이 있었던 것 같다. 그런 작품을 40분 내내 했으니 힘들 수 밖에 없긴 하겠지만.

이번 공연을 보고 나서 이재우 씨는 군무로 무언가 하기에는 정말 힘들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각각 떨어져서 춤을 추면 키 차이 느낌이 덜한데 딱 붙어 있거나 일렬로 있으면 정말 크시고 다른 분들이 정말 작아보이더라. 생각보다 다른 남자분들이 상대적으로 너무 작아 보여서 좀 놀랬다.

봄의 제전

처음에 등장하는 제물의 남자 외국 무용수가 정말 잘 해서 제물 캐스팅의 국립발레단 무용수는 어떨지 궁금해졌다. 그리고 여자 주역이신 신혜진 씨! 지금까지 캐스팅에서 크게 눈여겨 본적은 없었던 것 같은데 모던 작품에서의 ‘삘’이 좋으신 것 같았다. 언제 클래식 작품 하시는 것도 보고 싶어졌다.

이 작품 내내 거슬렸던게, 군무에서의 미묘한 (?? 직접적이었던 것 같기도 하고) 동작들의 차이였다. 동작의 차이는 시각적, 시간적으로 둘 다였다. <교향곡 7번>은 클래식한 발레를 보던, 하던 사람들에게 상대적으로 편한 작품이지만 <봄의 제전>은 음악에서부터 짐작할 수 있듯이 클래식한 몸을 더 망가뜨려야 되는 작품인데, 국립발레단은 아직 모던 작품의 경험이 적은 탓인지 클래식에서 벗어난 동작의 경우 단원 간의 차이가 컸다. 어느 정도의 느낌이냐면, 같은 동작을 하려고 하는 것 같지 않고 서로 안무를 다르게 이해한/받아들인 것 같은 부분들이 많았다. 그렇다고 정황상 그것 각각이 의도된 다른 안무일 것 같지는 않았다. 타이밍의 측면에서도 클래식을 많이 하던 영향일 것 같은데, 박자가 좀 알아듣기 쉬운 곳에서는 타이밍이 잘 맞는데, 난해한 박자에서는 서로 많이 어긋났다. 이것 역시 정황상 딱히 안무가가 의도하지 않았을 것 같은 그런 부분이었다.

그래도 나는 모던 작품을 국립발레단이 시도했다는 점에서 좋았다고 생각한다. 사실 외국 유명 발레단의 트렌드에 비해서 국립발레단은 너무 클래식 작품 위주로 활동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유명 모던 작품들은 오히려 유니버설 발레단에서 무대에 올렸고. 나는 클래식한 움직임만으로 관객의 관심을 계속 끄는데는 한계가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고전’이니 뭐니 해도 사람들이 비슷한 스타일을 계속 보는데는 한계가 있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매년 <백조의 호수>를 볼 수는 없는 것 아닌가. 사실은 내가 모던 발레를 더 선호하기 때문에 무대에 올려주길 바라는 것이기도 하다.

여하튼 <봄의 제전>에서는 아직 그런 움직임과 그런 박자에 익숙하지 않음이 문득문득 티가 많이 났다. 내년 시즌 계획에도 이 작품이 들어가 있던데 2년 후 정도에도 한다면 한번쯤 다시 보고 싶다. 그때는 모던도 클래식도 잘 하는 발레단이 되었길 바라면서.

무용수들 얘기만 했는데 사실 내용의 측면에서는 크게 생각을 하지 않고 봐서… 그렇게 큰 내용이 있는 것도 아니기도 하고. 안무의 측면에서는 … 좀 더 에너제틱하고 야성적이게 소화를 했다면 정말 멋있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무용수 간의 편차가 정리되었다는 가정하에.

그런데 알고 보니 애초에 안무가가 그런 동작 디테일이 다르기를 바랐던 거면 어쩌지?!

그 외

이번 공연 때 보니 국립발레단 관련 상품 파는 코너도 생겼더라. 달력은 올해 달력도 국립발레단 껄 쓰고 있긴한데 왠지 달력 사기에 너무 이른 기분이라 못 샀다 ㅠㅠ. 수건도 예뻤는데 사면 쓰기도 안 쓰기도 애매할 것 같은 기분이라 못 샀고 초는 내가 별로 관심이 없는 아이템이라 패스했다. 수건도 달력도 사고는 싶었는데 호두 할 때도 팔겠지?! 그때 정해야지.

덕후를 위한 이런 관련 상품 서비스가 생겨서 좋다 ㅋㅋ. 지갑을 털어가도 좋다고 하는 이런 덕후 ㅠㅠ.

관계자 분이 안 보시겠지만 관계자 분께

프로그램 살 때 첫 공연이라서 공연 포스터를 무료로 드린다고 해서 받아 왔는데, 테이프 붙인 방법이 왠지 그런걸 많이 다뤄보시지 않은 분이 한 것 같았다. 포스터를 말아서 그 끝에 바로 테이프를 붙였는데, 종이 포스터에 그렇게 하면 테이프를 열심히 잘~ 떼어야만 찢어지거나 하는 불상사를 막을 수 있다. 그래서 보통 이렇게 종이를 말아서 주는 경우에는 종이를 다 만 뒤에 끝에 작은 종이를 끼워서 그걸로 한 바퀴 더 말아서 작은 종이끼리 만난 자리에 테이프를 붙여서 준다. 혹시나 언젠가 또 포스터를 주거나 팔거나 할 계획이 있으시다면 이렇게 해 주시길. 관련 상품으로 판매할 생각이 있다면 당연히 이렇게 해야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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