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밍아웃 후 반응들

커밍아웃 후 반응들

처음으로 커밍아웃 후 반응에 대한 검색 유입이 들어왔는데, 내가 써놓은게 부정적인 것 밖에 없어서 반대 케이스도 올려놓아야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사실 내가 커밍아웃 한 사람들은 다 같은 과 사람들인데, 신뢰할만한 커뮤니티라는 걸 이미 알고 있었기도 했지만 커밍아웃을 하면서 내가 대한민국 평균치보다 더 나은 커뮤니티에서 지내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확고해졌다.

사실 경험담이랄 것도 없는게, 한 동기의 경우에는 대충 상황을 눈치 챘을 법한 다른 동기 한 명과 있을 때, “A랑 사귀어?”라고 묻길래 내가 그렇다고 했었다. 그랬더니 ‘아 의문이 풀렸다’ 정도의, 남자친구 있을 때 “나 걔랑 사귀어” 했을 때의 표정과 차이가 없는 반응이었다. 정말 별 것 없는 커밍아웃?!

여자친구한테 들은 경우도 과 선배가 “B랑 사귀어?” 라고 물어서 그렇다고 했더니, 그냥 “아 그렇구나” 정도였다고.

그리고 정황상 직접적으로 얘기 안 해도 다 알고 있는 경우에도 별 차이가 없었고, 의외로 X가 알면  Y도 알지 않을까 짐작했던 경우에도 Y가 모르고 있는 때가 많았다. 다들 알아서 입관리도 잘 하고 “우리 사귀어” “오, 그래?” 정도가 끝 ㅋㅋ.

그렇다고 이런 이야기가 안 퍼지지는 않는데, 어떻게 저떻게 전해들은 경우에도 그걸로 딱히 나한테 티를 내거나 호모포비아 짓을 한 사람은 없었다. 어떤 선배의 경우에는 내가 그 선배는 모르는 줄 알고 여자친구라고는 안 하고 A의 이름으로 지칭하고 사귀는 사이가 아닌 척 했는데, 하루는 내가 여친이라고 불렀을 때 사실은 알고는 있었다고 하더라. 아마도 그 선배 외에도 내가 스스로 자신에게 밝히지 않았기 때문에 사귀는 사이가 아닌 척 하는 걸 알면서도 속아 준 사람들도 많을 것 같다.

과 커뮤니티에서 잘 활동하지 않는 선배에게 커밍아웃 한 적도 있었는데 ‘커밍아웃을 하다니 용감하구나!’ 정도의 반응이었다 ㅋㅋ.

적어도 내가 만나던 과 사람들은 보통의 과 CC의 커밍아웃과 다를 바없이 여겼다.

초등 동창이라 오래 알고 지내던 친구한테 커밍아웃했을 때는 그 친구가 우리 부모님도 다 아는 사이라 그런지 “부모님께는 얘기하지 말라”고 하고, “주변에 커밍아웃은 신중하게 해야된다”와 같은 걱정을 얘기했다. 아무래도 더 오래 본 사이여서 그런지 좀 더 놀라기는 한 것 같았지만 그 친구도 “오, 그렇구나!” 정도의 반응.

애초에 사람을 거른 뒤에 커밍아웃을 하는 거라 결과가 다 좋은 것 같기도 하다. 사촌오빠, 사촌언니에게 커밍아웃 했을 때는 반응이 괜찮은 듯 안 괜찮고, 안 괜찮은 듯 괜찮은, 딱히 커밍아웃하는 사람 마음이 편하지는 않은 그런 커밍아웃이었지만. 사촌오빠의 반응에 대한 얘기는 저번에 올렸으니 다음에는 사촌언니 반응에 대한 얘기를 올려야겠다. 그러고보니 왜 그때는 그 사촌들에게 커밍아웃해야겠다는 생각이 그렇게 들었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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