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미테이션 게임> : 2015-02-27 21:30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 : 2015-02-27 21:30

앨런 튜링의 삶을 애니그마를 해독하는 사건을 중심으로 보여준다. 약간 교과서나 위인전 같은 느낌이 있다. ‘앨런 튜링이 이렇게 위대한 사람이다. 게다가 그의 업적에서 너도 혜택을 받고 있지. 알고 있었니?’ 같은 느낌. 그렇다고 별로라는 건 아니고 적당한 재미, 적당한 정보, 적당한 교훈을 갖고 있다. 튜링을 알던 사람도, 모르던 사람도 볼만하다.

나는 보면서 액자형 구조가 그다지 효과적이지 못하고 redundant (한국말로 뭐더라..)하다고 생각했다. 그 얘기를 남자친구한테 했더니 액자 밖의 이야기가 뒤쪽에 다 몰려 있으면 후반부에 지루했을 것 같다고 하더라. 듣고보니 그건 그럴 것 같다. 만든 사람들의 의도상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호르몬치료를 받다가 자살했다’까지 포함할텐데 애니그마 얘기가 끝나고 나면 재밌는 얘기는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원칙주의적이라 비밀은 정말 잘 지킨다는 튜링이 경찰 앞에서 과거를 술술 얘기하는 건 좀 이상하다.

크리스토퍼 얘기는 왠지 사실에 기반한게 아닐 것 같은 느낌이라 좀 거슬렸다. (정말로 실화일 수도 있지만) 호모포비아를 의식해서 ‘첫사랑을 잊지 못 하는 일편단심의 사랑'(?) 같은 걸 강조하려는게 너무 티 난다. 튜링이 이런저런 연애를 많이 했더라도, 아니면 좀 문란한 사생활이 있었어도 업적은 업적이고,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호르몬치료를 강제로 받아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런데도 이렇게 ‘아름답고 영원한 사랑’의 투로 포장을 하다니. 이게 사실이었다 하더라도 영화에서 특별히 그 점을 강조한 것은 여전하니 맘에 안 들기는 마찬가지이다.

결론 : 확신을 가지고 좋다고 추천할 만한 정도는 아니지만 돈 내고 보기에는 충분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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