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무용단 17cm 어제보자 : 2015-03-28 17:00

국립현대무용단 17cm 어제보자 : 2015-03-28 17:00

사실 나도 현대 예술을 딱히 잘 알아서 현대음악 공연 가고 현대무용 공연을 가는게 아니다. 그나마 다른 사람과의 다른 점이라면 모르면서도 혹시나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게 될까 싶어서 계속 가는 것 뿐이다. 그래서 이번 국립현대무용단 공연도 또 갖다왔다. 덕분에 남자친구만 고생😥 이러다 다음에는 안 가겠다고 할 것 같다 😢

이 공연의 제일 눈에 띈 단점 중에 하나는… 공연 순서 또는 공연 제목이다. 제목에 17cm가 먼저 오고 프로그램북에도 17cm가 앞에 있길래 당연히 이걸 먼저 공연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첫 부분 공연의 앞에 남자 무용수가 중얼거리는 말들이 프로그램북에 있는 <어제보자>의 설명 같아서 그때부터 ‘이거 혹시 <17cm>가 아니고 <어제보자>인가?’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정말 그런거였다😨 물론 보기에, 읽기에 제목이 저 순서인게 나아보이고, 공연의 경우에도 좀 더 난해하게 느껴질 수 있는게 앞에 오는게 더 좋긴하다. 그런데 그러면 프로그램북에라도 공연 순서대로 공연 설명을 적어줘야지 ㅠ ㅁㄴㅇㄹ

여하튼 그래서 첫 작품 <어제보자>. 이거 보고 인터미션에 남자친구가 화장실 간다고 나갔는데 안 들어오는 건 아닐까 걱정했다. 요즘 무용에는 무용수의 목소리를 사용하는 경우가 자주 있더라. 물론 그것은 극을 위한 연기를 하는 것이 아니고 그냥 ‘그 몸에서 나는 소리’나 언어가 필요할 때 그걸 전달하는 정도의 느낌으로 사용된다. 

이 작품에서도 말을 정말 많이 하는데 작품 설명을 잘 보지 않아도 대충의 의도 정도는 느낄 수가 있었다. 말과 말하는 사람과 말하면서 하는 동작 등을 다 조각조각내서 아무데나 마구잡이로 붙여놓고 그 부조화를 겪어보게 하는게 목적인 것 같았다. 순전히 나의 생각이기는 하지만 공연 끝나고 작품 설명을 보니 대충 맞는 것 같았다. 그런데 대충 방향이 맞다는 것만 확인하고 다 읽진 않음…ㅋㅋ

예를 들어 a가 aa라는 말을 하면서 전혀 맞지 않는 행동을 하는데 b가 aa에 맞는 동작을 하는 그런 식이다. 또 예를 들자면 인터넷 검색결과를 눈으로 화면과 함께 보면 문맥에 맞는 글들이지만 그것을 정말 그대로 ‘이미지 더보기 – 이미지 신고’ 이런 걸 포함해서 말로 한다거나 하는 식이다.

나는 이런 내용의 측면에서는 조금이라도 이해하겠는데 안무로 가면 이 내용에서 왜 그런 안무가 나온건지 와닿지 않는다. 글로 설명하기도 힘든 불편한(?) 움직임들을 하는데 언어와 문맥의 괴리로 인한 조화롭지 못한 상황을 보여준다거나 언어와 문맥의 괴리를 심화시킨다고 설명하기엔 좀 꿈보다 해몽인 느낌이 든다. 개인적으로는 주제/컨셉을 명확하게 잡은 경우에는 주제와 안무 간의 인과 관계가 느껴져야 할 것 같은데 내가 아직 그럴 깜냥이 아니거나😢 그런 관계가 명확하지 않았거나 관계가 있지만 관객한테 충분히 전달될 정도는 아니었다거나. 아마도 첫번째의 가능성이 높겠지…😂

<17cm>의 경우는 <어제보자>보다는 친절한 작품이었다. 자유소극장 바닥이 내려가는 것도 처음 보고 무대 안쪽에 공간이 또 있는 줄 몰랐는데 그런 것을 활용한 연출이 인상적이었다. 마지막에 조명 내려오는 것도 보고 놀랐다. 지나고 생각해보니 그런 무대의 변화가 무용수와의 거리에 변화를 주는 의도인 것 같지만 막상 볼 때는 ‘오 이런 것도 되네, 새롭네’ 정도의 생각만 들었다😅

<17cm> 때문에 공연이 19세 미만 관람 불가였는데 남녀 무용수 일부의 상의 탈의 장면이 있었다. 맨 처음 공연이 시작할 때 두 무용수가 의상을 하나하나 벗는데 벗고 나오는 장면 중에 이게 제일 의도가 짐작되지 않는다. 나머지 탈의 장면들은 공연의 의도로부터 ‘사람 내면의 본래의 모습’같은게 아닐까 짐작이라도 하지만.

이 작품에서 가장 주된 동작은 무대의 가장자리를 다섯무용수가 대열과 자세와 방향과 파트너를 바꿔가며 사각형 모양으로 도는 것이다. 음악이 잘 기억나지는 않지만 음악과도 잘 어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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