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 수업 순서 외우기

발레 수업 순서 외우기

발레 커뮤니티에 참 자주 올라오는 질문 중에 하나가 ‘순서를 어떻게 하면 잘 외울 수 있느냐’인 것 같다. 나도 처음에 학원에 갔을 때는 순서 외우기가 난관 중에 하나였다. 클래스 순서를 관리(?)하는 건 선생님마다, 학원마다 다른데 내가 다니는 학원은 각 선생님이 원하시는대로 하시는데 보통은 그때그때 새로우면서도 익숙한 느낌으로 나온다. 선생님도 사람인지라 모든 동작을 매번 새롭게 할 수는 없는 것이고 ㅎㅎ 이전과 같은 것, 새로운 것, 살짝 변경한 것이 섞여있다.

그런데 순서를 외우는 것도 많이 해봐야 느는 것이어서 한달치 순서를 고정해 놓는다면 순서를 내주는 시간이 줄어드는 장점은 있지만 순서를 외우는 능력은 아무래도 느리게 늘 수 밖에 없다. ‘많이 해 본다’는 당연한 사실 외에 순서 때문에 혼란에 빠진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은 것들을 모아 보았다. 이건 내가 경험적으로 알게된 사실을 모은 것이라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알 수는 없지만 저 사람 머릿속은 저렇게 돌아가고 있구나를 구경한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ㅎㅎ

먼저 간단한 이야기부터 해보면 , 순서를 잘 기억하지 못하고 동작을 캐치하는 능력이 부족한 사람은 간단하게라도 따라하면서 들어야 한다. 너무 본격적으로 따라할 필요는 없고, 발을 주요 방향별로 까딱까딱(?)거리면서 듣는다거나 손과 팔을 이용해서 따라하면서 들으면 확실히 기억하기가 수월해진다. 시험공부 할 때도 쓰면서 외우면 더 기억이 잘 되는 것과 같이 동작도 움직이면서 외우면 더 쉽다.

다만 선생님이 시범 보여주시는 것을 잘 보는 것이 주된 일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예를 들어 센터에서 몸이 조금이라도 돌아가는 것은 내가 돌면서 선생님의 동작을 놓칠 수 밖에 없는 순간이 있기 때문에 놓치지 않는 선에서 움직이고, 시범이 끝난 뒤에 마킹을 해보아도 늦지 않다.

두 번째 방법으로는 동작을 가사처럼 만들어서 말로 기억하는 것이다. 앞의 방법과 같이 쓸 수도 있고 간단한 순서는 말로만 잘 만들어도 기억하기가 쉽다. 예를 들어 데가제 순서를 “앞에 하나~ 빨리 두 개~ (피케) 앞에 옆에 뒤에~ (발란수아) 앞뒤앞~” 이렇게 음악에, 박자에 맞춰서 가사를 넣듯이 만들면 실제로 하면서 마음 속으로 떠올리게 된다. 이건 동작 자체에 대한 것보다 방향을 기억하는데 더 효과적인 것 같다. 괄호쳐져 있는 동작들은 보면서, 움직이면서, 머리로 기억하고 (데가제-피케-발란수아), 각각에 대한 상세정보를 가사로(?) 넣는 것이다.

세 번째 요령은 (특히 센터워크에서) 방향을 절대적인 방향, 즉 오른쪽-왼쪽, 으로 외우는 것이 아니라 상대적인 위치로 외우는 것이 오른쪽을 할 때도, 왼쪽을 할 때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바 바깥쪽’ vs ‘바 안쪽’, ‘무대(거울) 쪽’ vs ‘무대 뒤쪽’, ‘무대 중앙 쪽’ vs ‘무대 사이드 쪽’, 이런식으로 기억하는 것이다. 물론 나도 센터에서 오른쪽을 한 뒤 왼쪽을 하려면 헷갈려서 이게 만능이라고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가끔 쓸모가 있기는 하다 ㅎㅎ

마지막은 어떻게 보면 당연하지만 처음에는 신경쓰기가 힘든 ‘자연스러움'(?)에 대한 것이다. 한줄 요약은 ‘움직일 수 있는 다리가 움직인다’인데 이렇게 말하면 정말 이상해 보일 것 같다 ㅋㅋ

초급반에서는 아무래도 순서가 단순한데, 보통 다음 레벨로 올라갈 때 순서도 복잡해지고 박자도 빨라져서 대혼란에 빠지게 된다ㅎㅎ 특히 바 워크에서 안쪽 다리가 움직이기 시작할 때가 난관일 것 같다. 기초반이라면 바 쪽을 안쪽이라고 했을 때 바깥쪽 다리만 움직인다. 턴듀도 바깥쪽 다리로만 하고, 폰듀도, 그랑 바뜨망도, … 앞-옆-뒤 모든 방향을 한 다리로만 동작을 하고 안쪽 다리는 축의 역할만 한다. 이 제한이 풀리게 되면 순서를 외우는 것이 이전과는 조금 달라져야 한다.

먼저 말했듯이 (너무 당연하게도) 움직일 수 있는 다리가 움직이면 된다는게 중요 포인트이다. 이걸 알면 다리가 움직이는 방향만 외워도 안쪽 다리인지, 바깥쪽 다리인지 알 수 있고, 반대로 어느 다리인지만 기억해도 방향을 알 수가 있다.

첫번째로 그랑바뜨망(5번 발) 순서가 { {바깥 다리 앞 – 안쪽 다리 뒤 – 바깥 다리 옆 – 안쪽 다리 앞} – {바깥 다리 뒤 – 안쪽 다리 앞 – 바깥 다리 옆 – 안쪽 다리 뒤} }인 순서를 보자. 단순하게 늘어놓으면 복잡해 보이는 순서이다. 하지만 가장 간단하게 표현 하면 {다리를 바꾸면서 한 번씩 그랑 바뜨망} 이다.

보통은 바깥 다리가 앞으로 움직이는 것부터 시작하니 처음은 쉽다. 이때까지는 바깥 발이 앞에 있다. 그러면 움직일 수 있는 건 바깥 다리가 옆으로 움직이거나, 안쪽 다리가 뒤로 가는게 있다. 바깥발이 앞에 있는데 이게 뜬금없이 뒤로 갈 수는 없는 것이고 안쪽 발은 옆에 바가 있어서 옆으로 찰 수가 없다. 그러면 발이 바뀐다는 것만 기억하면 안쪽 다리로 뒤로 바뜨망인 것을 알 수 있다. 다시 움직이는 다리를 바꾸어서 바깥 다리가 되면 앞으로 또는 옆으로 바뜨망을 찰 수 있는데 계속 앞-뒤-앞-뒤 찰 것이 아니라면 옆으로 차서 뒤로 들어가야 된다. 그러면 이제 안쪽 발이 앞에 오게 되고 안쪽 발이 갈 수 있는 방향은 앞쪽 밖에 없다.

여기까지가 반복되는 최소 조각이고 그 다음 네개는 같은 것을 뒤에서부터 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면 순서는 더욱 간단해 진다. 바깥 발 차례이니 뒤로, 안쪽 발이 앞에 있으니 안쪽 발을 앞으로, 바깥쪽 발 뒤쪽은 했으니 이번에는 옆으로, 안쪽 발이 뒤로 왔으니 안쪽 발을 뒤로, 이렇게 네 번의 바뜨망이 끝난다.

보통은 옆으로 다리가 움직일 때 발이 앞에 있었으면 뒤로 들어가고, 뒤에 있었으면 앞으로 들어간다. 하지만 각 방향으로 네 번씩 그랑 바뜨망을 차고 바깥 다리만 움직이는 초급반을 생각해 보자. 바깥 다리를 앞으로 네 번 차고 난 뒤, 처음으로 옆으로 찬 다리가 뒤로 들어가면 {뒤-앞-뒤-앞}이 되어서  바깥 다리가 앞쪽에서 끝난다. 그러면 뒤로 찰 수가 없는 모양새가 된다. 그래서 뒤에 이어질 동작을 생각해서 옆으로 바뜨망 네 번을 한 뒤에 발이 뒤에서 끝나게 해주어야 한다. 이 경우에는 처음에 옆으로 찼던 다리가 먼저 앞으로 들어와서 {앞-뒤-앞-뒤}가 되어야 뒤로 바뜨망을 이어서 할 수 있다. 물론 시작이 틀리더라도 마지막에만 뒤로 잘 끝나면 틀리지 않은 척 뒤로 바뜨망을 찰 수 있다 ㅎㅎ

비슷하게 짝수 번 그랑 바뜨망을 차더라도 움직이는 다리가 바뀌면서 하는 경우에는 보통 옆으로 움직이 다리가 앞에 있었으면 뒤로, 뒤에 있었으면 앞으로 들어간다. {바깥 다리 앞 2 – 바깥 다리 옆 2 – 안쪽 다리 뒤 2 – 바깥 다리 옆 1} – {뒤에서부터 똑같이}인 순서에 대해 생각해 보자. 바깥 다리를 옆으로 두 번 차고 나면 바깥 발이 앞에서 끝난다. 그러면 바뜨망을 뒤로 차고 싶다면 안쪽 다리가 움직여야 한다. 그 뒤에는 보통 바깥 다리가 자연스럽게 뒤로 갈 수 있는 동작, 옆으로 홀수 번 바뜨망이라거나 옆으로 턴듀 한 번이라거나 등이 이어져야 뒤에서부터 다시 할 수 있다.

바 워크에서 다리를 바꾸어 가면서 하더라도 방향이나 다리 바뀌는 타이밍을 일일이 외울 필요가 없이 둘 중에 하나만 외워도 나머지 하나를 유추할 수 있기 때문에 기억해야하는 양이 크게 느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이야기 하고 싶었다.

너무 도덕 교과서 같은(?) 당연한 얘기만 있는 것 같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것만으로도 바 워크 순서는 웬만큼 커버가 되어서 혹시 도움이 되지 않을까 적어보았다. 물론 순서를 기억하는 능력의 대부분은 그동안의 수많은 수업들에서 많은 패턴을 경험해서 쌓인 것이긴 하지만 ㅎㅎ 아무래도 그림이 있어야 이해하기가 편할 것 같은데 언젠가 시간이 나면 업데이트를 해봐야겠다. 그리고 센터 워크에 도움이 될만한 팁을 따로 모은 것은 언젠가 내가 센터 순서를 정말 잘 외우게 되는 그날에 올라오게 될지도 모른다ㅠ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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